“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Rational Actor) 이다.”
위 발언은 CNN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각 10월 12일 CNN과 진행한 인터뷰 자리에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해당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과연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지니고 있을까요? 달라진 전쟁의 국면에 맞게 미국의 메시지도 더욱 강경해졌을까요? 주요 질문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며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판단 및 미국의 현재 스탠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그가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I don’t think he will.)”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은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가 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I don’t think he will.)” 라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입장은 어제 언급한 영국정보통신본부 (GCHQ) 수장의 견해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푸틴은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I think he is a rational actor)”
( = 그러니 절대 핵을 사용할 리 없다!)
또 바이든은 푸틴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잘못된 계산(miscalculation)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Vladimir Putin)은 (우크라이나 침공 및 점령 가능성, 정당성 등에 대해) 크게 오판한 합리적인 행위자 (rational actor)라고 생각한다 (I think he is a rational actor who has miscalculated significantly)”
즉, 푸틴이 핵무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아마겟돈과 같은 재앙적인 상황을 감수할 정도로 무책임하고 비합리적인 지도자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 발언에는 러시아가 핵을 쏘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 대한 바람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성적인 지도자라면 그 파급효과를 생각했을 때 도저히 핵을 쏠 수 없으니까요.
또 외교적 해법을 고집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바이든의 말은 당연한 것입니다.(북한의 김정은, 혹은 이란 지도자와 같이) 비합리적인 지도자라고 판단했다면, 현재 미국이 사용하고 있는 경제적, 외교적 제재의 효과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여전히 외교적인 수단을 고집하고 있고, UN과 같은 국제기구 내에서, 국제규범을 존중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바이든을 포함한 미국 당국은 푸틴이 합리적인 지도자임을 상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담담하게, 그러나 분명한 어조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부여한 채 (벌을 받지 않고) 마치 전략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What I am talking about, I am talking to Putin. He, in fact, cannot continue with impunity to talk about the use of a tactical nuclear weapon as if that’s a rational thing to do)”라고 말하며, “잘못된 계산에 의한 실수 (핵무기 사용) 로 인해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으며, 아마겟돈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The mistakes get made, the miscalculation could occur, no one could be sure what would happen and it could end in Armageddon)”
3.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말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It would be irresponsible of me to talk about what we would or wouldn’t do)”
미국과 NATO의 레드라인 (용인하기 힘든 수준, 즉 미국과 NATO가 현재 수준보다 더욱 강경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명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만약 러시아가 핵을 사용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어본 앵커의 질문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미국과 NATO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했을 경우)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It would be irresponsible of me to talk about what we would or wouldn’t do)”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즉답을 피한 것입니다. 아마 러시아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부드럽게 발언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4. 바이든과 푸틴의 정상회담 가능성?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국 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리너 (Brittney Griner) 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면 푸틴을 만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 이따위의 말을 하나 싶을 정도로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푸틴과의 만남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브리트니 그리너는 마약 유통으로 러시아에서 징역 9년형을 받고 복역중이라 합니다.)
5. 마치며
앞의 발언 내용을 보면 –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 현재 다시금 급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러시아의 공세와는 딴판인 것처럼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가장 서쪽 지역인 Lviv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대도시에 공습경보가 울리고 있으며, 공습으로 인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우크라이나는 갑자기 변화된 러시아의 공세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갈등이 고조되는 것 (Escalation of Conflic) 과는 다르게, 바이든의 발언은 굉장히 원론적이고, 알맹이가 없는 말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이 인터뷰 내용을 한번 더 곱씹어보고 생각건대, 바이든은 국내 정치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푸틴에게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 중간선거가 1개월 남짓 남은 시점, 어쩌면 바이든이 푸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국내 정치적으로 유리한 스탠스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주당 의원들도 (미국이 현재 중국에 하고 있는 것처럼) 강경한 입장을 내비췄으면 하고 내심 바랐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한 것은, 끝까지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아
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잘 조율하여 이 사태를 마무리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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